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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야구 재진입, 대한야구협회에 달렸다 (12.7.23 - 8화)

허프라 ㅣ 2012.08.02 14:39

런던 올림픽이 화려하게 개막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야구는 이번 올림픽과 2016년 대회에서 제외됐다. 4년 전 베이징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맛볼 수 있는 길이 막혀 버렸다. 베이징에서 한국 야구는 매 경기 드라마틱한 승부와 믿기 힘든 9전 9승 우승으로 단체 구기 종목 중 가장 높은 시청율과 함께 큰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물했다.

그런 야구가 올림픽에서 제외되자 국내 방송국들도 난감한 반응을 보였다. 3시간 넘게 중계되는 종목으로 광고수입에 큰 영향을 끼치는 야구는 방송국에도 효자 종목이었다. 향후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 가능성은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50%의 확률이 안될지도 모른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와 MLB(미국 메이저리그)의 파워 게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MLB가 올림픽 기간 중 메이저리그 선수 출전에 난색을 표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다. IOC는 남녀평등 원칙에 따라 여자 야구 종목 채택도 함께 이뤄지길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국제야구연맹은 여자 소프트볼과 야구를 묶어 올림픽 재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야구통합기구를 만들어 내년 5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다른 7개 종목과 경쟁한 뒤 9월 총회에서 2020년 대회 개최지 결정과 함께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승인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야구를 주도하고 있는 MLB는 미국 내 시장규모가 워낙 커 리그 중단 같은 양보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야구의 올림픽 종목 제외는 야구를 육성하거나 정책 종목으로 지원하려는 나라에는 큰 장애가 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지원이 끊어지거나 약화되고 있다. 가장 좋은 예는 중국이다. 아시아엔 25개 회원국이 있지만 한국, 일본, 대만, 중국이 강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중국은 주춤하고 있고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나머지 20여 개국은 이들 4강팀과는 수준차가 크다.
 
야구는 현재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역시 중동지역에서 야구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야구를 걱정할 정도의 여유가 우리에겐 없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아시아 야구는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다. 아시안게임이 중동에서 개최될 경우 혹시 야구가 제외될 가능성이 대두될지도 모른다. 그 문제에 대해 이미 박용성 대한체육회장은 사석에서 야구계에 몇 차례 주의를 환기시킨 바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숨막히는 경쟁 속에 연일 관중 신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프로야구의 황금기 속에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인 대한야구협회는 재정적, 인적 여유가 없다. 올림픽, 아시안게임의 창구와 야구 종목의 올림픽 재진입 업무는 대한야구협회 소관이다. 예년에 비해 예산이 증액되었지만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아마야구에 필요하다. 아시안게임에서조차 야구가 제외될 경우 불어올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베이징 올림픽과 같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야구계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현재 한국은 아시아야구연맹 회장국이다.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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