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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현지반응' 박병호를 위한 허구연의 조언 - 스포츠한국(2015.11.14)|

허프라 ㅣ 2016.02.17 15:41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차갑다. 가을날 코스모스 꽃길처럼 아름다운 행보를 기대한건 아니지만 1,285만달러의 포스팅 금액으로 미네소타와의 협상에 들어간 박병호를 두고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현지에서 날선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네소타 지역 언론인 '미네소타 스타트리뷴'은 13일(이하 한국시간) 1,285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으로 협상권을 따낸 박병호와 관련된 분석 및 구체적인 데이터를 곁들이며 기대 이하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미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 역시 12일 '한국의 슬러거 박병호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가(Who knows what to expect from Korean slugger byung ho park?)'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펼칠 가능성이 낮다며 그의 홈런이 거의 의미가 없다는 혹평을 하기도 했다.

  •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처럼 연이틀 나온 현지의 차가운 기사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박병호에 대한 관심이 팬들 사이에서는 매우 크다. 2년 연속 50홈런을 쳐내며 파워 면에서는 인정을 받은 박병호지만, 위에서 언급한 두 기사에서는 박병호에 대한 분석을 자세하게 언급하며 그의 활약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다.

크게 두 가지를 언급했다. 첫 번째는 우선 미네소타의 홈구장인 '타켓필드'에서 나오는 홈런의 방향에 대한 내용이었다. 타켓필드에서 나오는 홈런 가운데 좌월 홈런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은 반면, 박병호가 2014년부터 올해까지 쳐낸 홈런 가운데 중월 홈런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넘기에 많은 홈런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였다.

다른 하나는 바로 구속이었다. 메이저리그의 평균구속이 KBO리그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박병호의 홈런과 구속의 상관관계를 언급했다. 90마일(시속 144km)이 넘는 공을 쳐내서 만든 홈런의 비중이 80~85마일 이하의 공으로 쳐낸 홈런에 비해 현저하게 비율이 낮다는 분석이었다.

팀에 합류한다면 20~25개 이상의 홈런을 쳐낼 수 있는 선수라는 긍정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으로 '프리미어12'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박병호의 다소 부진한 모습과 현지의 부정적인 평가가 겹치면서 팬들의 관심이 더욱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허구연(64)MBC 야구 해설위원 및 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 역시 일정부분에서는 그런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박병호가 미네소타에 얼만큼 빨리 적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우선 허 위원은 현지에서 거론한 타구 방향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말을 꺼냈다. 그는 "물론 타켓필드가 투수친화적인 구장인 것은 맞지만, 잠실구장 정도의 크기라고 보면 된다. 타구 방향은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차이는 몇 개 있을 수 있지만 어차피 넘어갈 타구는 다 넘어간다"라고 말했다.

허 위원의 말처럼 타켓필드와 잠실구장의 홈에서 중앙까지의 거리는 125m로 동일하다.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타겟필드는 우측 펜스까지 100m, 좌측 펜스까지 103m로 비대칭이다. 그러다보니 좌중간 펜스는 115m이며 우중간 펜스까지는 111m다. 좌측 펜스가 더 길지만, 높이는 우측 펜스가 5m 가까이 높다. 잠실구장은 좌, 우측 펜스가 100m이며 좌, 우중간 펜스는 120m다.

  • 박병호. 연합통신 제공
KBO리그에서 목동구장의 이점을 잘 이용한 박병호지만, 그의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5m가 넘는다. 목동구장 전광판을 때려 맞추는 그의 힘이라면 방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구속에 대해서는 허 위원 역시 현지에서 충분히 거론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허 위원은 "평균 구속이 아무래도 우리와 차이가 나다보니 제기될 수 있는 문제다. 빠른 공에 대처가 좋은 강정호와 달리 박병호는 밑에서 쳐올리는 어퍼스윙의 궤적을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떨어지는 공이나 구속에 있어서 더 민감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은 아니라는 것이 허 위원의 생각. 그는 "구단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줘야 한다. 구속 차이는 결국 본인이 극복을 해야하는 부분이다. 차후 캠프에 합류하면 알 수 있겠지만, 보통 140km대의 공을 보다가 150km가 넘는 공을 많이 접할텐데, 눈에도 익숙해져야 하고 본인이 얼마나 컨트롤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160km 정도의 빠른 하이패스트볼이 왔을 때, 히팅 포인트를 잡고 때리더라도 나가다보면 쳐올리는 스윙이 되다보니 그 부분에 대한 경계는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 추세는 투심, 싱킹 패스트볼처럼 아래로 떨어지는 공이 많다보니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처음에 가서 얼마나 적응을 잘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현지의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도 허 위원은 단호하게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어차피 박병호에 대해 미네소타 수뇌부가 타격과 더불어 종합적인 능력을 모두 평가하고 포스팅을 했기에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허 위원의 말.

허 위원은 "미국에서 약물 사태가 커진 이후, 좋은 투수들이 많아지면서 예전처럼 마크 맥과이어나 세미소사처럼 50개가 넘는 홈런은 이제 나오기 쉽지 않다. 40개도 어렵다. 대부분의 팀에서 20개 전후로 홈런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박병호가 가진 순수한 힘을 기대한다는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타점이나 홈런, 1루 수비, 그리고 지명타자로 뛰면 주루 플레이도 좋아야 하는데 박병호는 괜찮은 수준이다. 적응이 문제지만 미네소타 현지에서 그냥 단순하게 보고 1,285만달러로 뽑은 것은 아니다"라고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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