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허구연 "다들 거절한 기부, 강민호 큰 일 했다" - OSEN (2016.01.07)

허프라 ㅣ 2016.02.17 16:49

"훨씬 더 버는 선수도 거부한 기부"
야구장 기부, 지자체와 함께해야 효과적
 
[OSEN=이대호 기자] 경남 양산시에 최초로 현역선수 이름을 딴 야구장이 문을 열었다. 6일 양산시 물금읍 황산공원에서 '강민호 야구장' 준공식이 열렸다. 강민호는 작년 1월 양산시에 2억원을 기부했고, 양산시는 여기에 3억원을 보태 총 5억원을 들여 야구장을 만들었다.
비록 조명탑도, 인조잔디도 없는 구장이지만 양산시에는 매우 의미가 크다. 변변한 야구장이 없어 학생들이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강민호 야구장'이 개장하면서 이제 마음껏 훈련을 받게 됐다.
'강민호 야구장' 산파 역할을 한 이는 허구연 KBO 야구발전위원장이다. 전국 각지를 돌며 야구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는 허 위원장은 전교생 50명이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군 원동중학교, 그리고 양산시에 주목했다.
허 위원장은 평소 야구에 관심이 많았던 나동연 양산시장에게 야구장을 짓자고 설득했고, 승낙도 받았다. 그 다음에는 강민호로부터 2억원 기부를 약속받았다. 양산시가 예산을 편성해 야구장을 짓는 것도 좋지만, 스타플레이어로부터 기부를 받아 함께 하는 형식은 일석이조다. 양산시는 예산을 절감하는 것과 동시에 더 큰 홍보효과를 얻을 수 있고, 강민호 역시 야구로부터 받은 걸 야구발전으로 보답하는 데 만족했다.
'강민호 야구장' 준공식에 참석한 허 위원장은 "사실 강민호보다 더 많은 돈을 번 선수들에게 거듭해서 야구장 짓는 데 힘을 보태달라고 설득했지만 다들 거절했다. 하지만 강민호는 작년 애리조나에서 만나 말을 꺼내자마자 '꼭 하고 싶다'고 하더라. 정말 고마울 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 위원장의 목표는 제2, 제3의 '강민호 야구장'을 전국에 짓는 것이다. 이제 KBO리그 시장이 커지면서 선수들의 연봉도 많이 늘었고, 선수들 사이에서도 기부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의지는 있어도 어떻게 기부를 해야 할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허 위원장은 "앞으로 선수들을 설득해서 이런 야구장을 더 많이 늘리는 게 목표다. 각자 출신지에 야구장 하나씩 짓다보면 그만큼 인프라도 늘어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야구장을 선수 개인이 짓는 건 결코 간단하지 않다. 야구장 부지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거쳐야 할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 그래서 허 위원장은 이번 '강민호 야구장'처럼 "지자체와 함께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산시도 황산공원에 부지가 있어서 따로 복잡한 절차 이 바로 야구장을 지을 수 있었다. 선수가 혼자 야구장 지으려면 복잡한 일이 무척 많은데, 지자체와 함께 추진하면 훨씬 쉽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허 위원장은 "일부 선수들이 팬들의 사랑으로 받은 돈을 도박장에서 날리는 걸 보면서 한심하다는 생각을 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강민호가 더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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