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주말기획] 팬들의 욕구 해소…‘지역 연고’도 한몫 - 스포츠동아 (2016.5.13)

허프라 ㅣ 2016.05.17 09:17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스포츠동아DB
■ 야구장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인가

프로야구 극성 응원문화 이유는


 
프로야구는 대중적이면서도 강력한 ‘팬덤’을 자랑한다. 팬들의 사랑이 때론 과하게 표출될 때도 있다. 성적이 부진한 감독 혹은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의 퇴출을 요구하는 등 구단의 고유 권한이라 할 수 있는 ‘운영권’에 간섭하려는 일도 많다. 경기장에서 자신의 의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건다든지, 선수를 향해 조롱하는 물건을 흔드는 등 자신의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들은 극단적인 방식의 응원을 펼친다고 볼 수 있다.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은 이들도 인터넷 공간에선 불만을 그대로 ‘배설’한다. 네티즌들은 야구 커뮤니티나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을 통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다.

한 구단 사장은 “팬들은 결국 경기를 통해 욕구를 해소한다”며 경기력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초창기 선수단 버스에 불을 지르고, 그라운드에 오물을 투척하는 등 ‘배출구’ 역할을 하던 응원문화는 여전히 다른 형태로 잔존하고 있는 것이다.

허구연 MBC해설위원은 “바람직한 건 아니지만 과거부터 버스에 불을 지르는 등 야구는 팬들과 ‘애증의 관계’가 있었다. 또 한편으로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 시대에 SNS가 보편화되는 등 자기의사를 표현할 길이 많아졌다”며 “시대의 흐름인 만큼, 과거의 잣대로 보면 안 될 것 같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는 극성 응원문화를 무작정 막으려 하기 보다는 매뉴얼을 만들어 용인할 수 있는 ‘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화는 ‘지역’과 밀착돼 성장한 KBO리그의 특성과도 연결지어 볼 수 있다. 각 구단은 해당 지역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 합숙을 해도 연고지가 아닌 수도권에 머무는 일부 스포츠와 달리, 프로야구는 구성원 모두가 연고지에 정착한다. 아직 지역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신생구단들은 전라도와 경상도, 충청도를 대표하는 KIA와 삼성·롯데, 한화 같은 구단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허구연 위원도 “이는 지역감정의 문제가 아니고, 프로야구의 프랜차이즈화가 잘 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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