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야구 불모지' 강원도에 불기 시작한 새바람 - OSEN (2017.08.22)

허프라 ㅣ 2017.08.22 10:00



횡성군, 최근 한 달 사이 아마추어 야구대회 세 개 성료
허구연 해설위원, "야구장이 많아질수록 야구산업 발전한다"


[OSEN=횡성, 최익래 기자] 야구는 정말 대도시의 전유물일까.

제주도에서 프로야구가 열리던 때가 있었다. 제주 오라구장에서는 1984년 6월 17일 해태-삼성전을 시작으로 15번의 프로야구 1군 경기가 열렸다. 정규시즌 경기는 물론 2000년 올스타전 2차전, 2010년 퓨처스리그 올스타전도 무대는 제주였다.

하지만 2011년 시범경기를 끝으로 발길이 뚝 끊겼다. 인조잔디 상태와 그라운드 전반의 여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김성근 당시 SK 감독이 "다치지만 말아라"라고 주문했을 정도였다. 한 원로 야구인은 이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오라구장의 여건이 열악했던 건 분명하다. 하지만 무작정 경기를 안 하는 방법 대신 환경을 고치는 쪽이 더 좋은 대안이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다섯 개 팀이 수도권, 그 중 세 팀은 서울에 몰려있다. 야구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지방 팬들은 청주, 울산, 포항 등 제2구장에서 경기가 열릴 때마다 연일 만원사례로 보답한다.

비단 프로야구만의 영역은 아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서울 잠실야구장 등 메인급은 물론 아마추어 야구가 열리는 곳까지 전부 포함해도 야구장은 160여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10년 새에만 400개 정도의 야구장이 새로 지어졌다. KBO 야구발전위원장으로서 이를 주도한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프로는 9개 구장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아마추어는 물론 사회인이나 동호인이 경기 할 곳은 턱없이 모자랐다. 지금 500개 정도 야구장이 있지만 여전히 태부족에 시달리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강원도 횡성군의 최근 움직임은 의미가 있다. 횡성군은 최근 한 달간 세 개의 아마추어 대회를 개최했다.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제4회 허구연과 함께하는 롯데리아 페스티볼'이 시작이었다. 이어 8월 12일부터 이틀간 '제6회 전국로스쿨야구대회'가 개최됐고, 일주일 뒤인 17일부터 21일까지 '제1회 횡성군수기 전국대학클럽야구대회'까지 열렸다. 이는 지난해 6월 개장한 횡성 베이스볼파크 덕에 가능했다. 횡성 베이스볼파크는 아마추어 전용 야구장을 뛰어넘은 수준을 바탕으로 3개 대회를 연이어 성료했다. 허 위원은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믿기 힘든 깔끔함이다. 야간 경기를 치르도록 라이트까지 구비돼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한규호 횡성군수는 "지난 티볼 대회 때 어린이들의 야구 열정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 군수는 "어린이들이 횡성군을 찾으면 부모도 함께한다. 단순히 체육 영역을 떠나 지자체 차원에서도 특수를 누리게 된다. 아직 숙박 시설이 부족한데 해결책을 다각도로 모색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횡성군은 이밖에도 지자체를 대표하는 한우 축제 때 티볼 대회 등 체육 프로그램 신설을 추진 중이다.

강원도는 그야말로 야구 불모지다. 프로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홈 개막전이 춘천에서 열렸고, 제2연고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이후 강원도에서 프로야구 경기는 사라졌다. 현재 1군서 활약 중인 강원도 출신 선수도 김재환, 함덕주(이상 두산) 정도 뿐이다. 하지만 요사이에는 아마추어 및 사회인 야구 쪽으로도 활로를 뚫는 분위기다.

허구연 위원은 "야구는 인프라 없이 못하는 스포츠다. 프로는 관중이 즐길 인프라, 사회인은 직접 뛸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프로들의 인프라는 어느 정도 구색이 갖춰진 상황이다. 동호회 야구인이 경기할 장소가 늘어날수록 야구 산업이 발전한다. 유니폼부터 글러브, 배트까지 산업 전반에 힘이 붙을 것이다"라고 강변했다.

야구는 자타공인 '국민 스포츠'다. 올해도 800만 이상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을 전망이다. 또한, 동호회 야구인도 1만5천 명을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마음 놓고 야구를 즐기는 환경이 마련될수록 야구는 점점 국민 스포츠의 명성을 굳건히 하게 될 것이다. /ing@osen.co.kr

[사진] 전국대학야구연합회.

기사제공 OSEN
 
 
저작권 문제 시 연락해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뉴스목록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