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KBO 허구연 총재 "누구나 돈 벌 수 있는 나라, 프로야구는 왜 안되나?"[KBO총재 인터뷰②] - 스포츠서울 (..

허프라 ㅣ 2022.04.29 16:24

허구연 총재
허구연 KBO 총재가 1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기업이 나서서 프로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다목적 복합센터를 짓겠다는데, 지방자치단체가 고민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71) 총재는 KBO리그 산업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스포츠는 자유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서의 가치가 필수인 시대라는 게 허 총재의 생각이다. 관중 수, 화제성, 시장규모 등을 따져보면 KBO리그가 프로스포츠 산업화를 끌어가야 한다. 허 총재는 “기업이 프로구단 운영을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사회적기업 이미지를 강조하던 시대는 끝났다. 글로벌 시대에 아직도 홍보 효과 운운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국내 구단의 인식이나 행동은 실업리그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취임 일성으로 외친 “구단이 연고지를 이전할 수도 있어야 한다”는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얘기다. 허 총재는 “10개구단이 대부분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4개구단 정도가 흑자로 전환했다고는 하지만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마저도 명맥이 끊겼다. 인기는 하락 중이고, 모그룹 의존도는 더 높아진 구조 속에 리그 활성화와 야구 저변확대는 양립할 수 없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포토] 정용진 구단주 \'야구 볼 맛 나네\'
SSG 정용진 구단주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삼성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구단이 돈을 벌어야 재투자를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종목 저변이 확대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스포츠가 산업화하려면 인구 1억명,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액(GDP) 3만달러 이상 돼야 가능하다. 허 총재는 “1인당 GDP 3만달러는 돌파했지만, 인구 1억명은 불가능한 여건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구는 감소세로 접어들어 절벽수준이라는데, 지방자치단체의 조례와 프로구단에 대한 각종 규제로 수익구조 자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정부와 지자체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허 총재가 공식 석상에서 잠실구장 광고 수익 배분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야구장 1년 광고수익이 172억원인데 127억원 떼간다. 구장 임대수익도 30억원이나 챙긴다. 구단의 주 소득원이 광고 수익과 입장 수익인데 시가 다 가져가면 구단을 어떻게 운영하는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툭하면 특혜 운운하는데, 야구단이 대기업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진지하게 대화나누는 허구연 총재와 정용진 SSG랜더스 구단주[포토]
야구인 출신 허구연 KBO총재가 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프로야구 KIA타이거즈와 SSG랜더스의 경기를 관전하기에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새롭게 단장한 클럽하우스 등 시설을 둘러본후 야구를 관전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프로야구단이 있는 연고지 시장을 만나 구단주 등과 이른바 ‘야구장 데이트’를 즐기는 것도 프로스포츠에 대한 정치권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다. 허 총재는 “리그 커미셔너는 리그의 가치를 높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자리”라며 “1년에 72차례 홈 경기하는데, 프로야구를 콘텐츠로 바라봐야 한다. 프로야구라는 콘텐츠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정치인들도 알아야 한다. 아이돌 그룹이 특정 지자체에서 72차례 공연하는데, 만성 적자라면 누가 하겠는가. 한화의 연고지 이전 얘기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선언적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건설할 스타필드에 돔 형태의 야구장을 함께 짓겠다는 계획도 비즈니스적 시각으로 봐야 한다. 야구장에 쇼핑몰이 있는 게 아니라, 문화·스포츠 복합공간에 프로야구장이 들어가는 것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허 총재가 “6개월 이상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1년 내내 붐비는 스포츠 문화공간을, 기업이 나서서 짓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성토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모하는 윤석열 당선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메모하고 있다. 사진제공 | 당선인 대변인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민생행보에서 “정부의 역할은 기업인들을 방해하는 걸림돌과 규제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누구든지, 우리 국민이든 기업이든 외국인이든 해외기업이든 우리나라에서 마음껏 돈 벌 수 있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당선인이 말하는 기업에 산업화에 사활을 건 프로야구단도 포함되는 게 마땅하다. 허 총재는 “윤 당선인이 용산시대를 열겠다고 했는데, 미군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 지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zzang@sportsseoul.com
-③편에 계속-


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117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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