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위기의 한국야구 허구연 총재 "경제논리만으론 답없다"[KBO총재 인터뷰④] - 스포츠서울 (2022.4.26)

허프라 ㅣ 2022.04.29 16:31

허구연 총재
허구연 KBO 총재가 1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어린이 회원을 모집하지 않는 구단도 있지 않나.”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71) 총재는 리그를 다시 부흥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팬’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취임 후 MZ세대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파트너사와 간담회를 열고, 대학생 마케터 발대식 개최, MZ세대 위원회 발족 등의 행보를 걷고 있다. 허 총재가 “체육활동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대학 입시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사진5_우승팀 북일고_2022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 결승전
천안 북일고 선수들이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 | SSG
스포츠가 일상이 되면 저변이 확대된다. 종목을 불문하고 체육활동을 하는 인구가 늘면 관련 산업은 발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스포츠’로 추앙받던 프로야구의 위상이 예년만 못하다고는 하나, 하루 다섯 경기씩 720경기가 매일 생중계 되는 등 노출효과 측면에서는 여전히 독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KBO리그가 산업화를 이뤄내야 축구 등 다른 종목도 파이를 키울 수 있다. 허 총재가 MZ세대의 참여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이들이 KBO리그 산업화를 함께 이끌 주역이자 미래 야구팬의 부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실을 들여다보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허 총재의 말처럼 어린이 회원을 모집하지 않는 구단이 있다.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각 구단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무관중으로 두 시즌을 치르면서 이전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맸다. 긴축경영은 홍보·마케팅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 플랜보다 당장의 실적을 강조하는 구조로 내몰린다. 어린이 팬을 확보해 미래 가치를 창출하는 것보다 눈앞의 성적이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허 총재는 “야구단 전문 경영인이 몇 명이나 되는가. 야구단 사장은 거쳐가는 자리라는 인식이 강한데 어떤 사장이 미래가치에 투자를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포토]허구연 KBO 총재, 구단 대표들과 나란히...
허구연 KBO 신임 총재(가운데)가 29일 서울 강남구 KBO회관에서 진행된 총재 취임식에서 각 구단 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야구단 사장의 평균 임기는 3년 미만이다. 두산 전 풍 대표이사처럼 연임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그룹 정기 임원인사 때 교체되기 일쑤다. 야구단 사장직이 기업에서 재기를 위한 디딤판이 아니라는 것은 구단 직원도 알고 있다. 재기를 보장하지 않는 자리에 있으니 임기 기간 저비용 고효율만 강조할 수밖에 없다. KBO가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을 ‘어린이 팬 데이’로 지정하는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구단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허 총재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도 재정, 인력난에 허덕인다. 고교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 게 현실”이라며 “선수 육성과 아마야구 활성화에 구단주들이 관심을 가질리 만무하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풀어야할 과제는 산더미인데, 모든 일이 예산과 맞물려 있으니 운신의 폭이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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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허구연 총재(오른쪽)이 지난 3일 조규일 진주시장과 ‘남해안 벨트 훈련 시설 건립’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KBO

그나마 일부 지자체가 체육시설 확충과 전지훈련 유치 등에 관심을 보여 숨통이 트였다. 취임 직후 발표한 ‘남해안 벨트 훈련시설 건립’ 등이 좋은 예다. 허 총재는 “남해안 벨트는 2군 선수들에게 전지훈련지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프로 선수들이 이용하고 나면 아마추어 선수들도 쓸 수 있는 곳이 된다. 지자체도 나름대로 사람이 모이고,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으니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KBO가 아마추어를 도울 수 있는 게 이런 것뿐이라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야구 선수들도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일침을 남겼다.
zzang@sportsseoul.com


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118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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