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 총재.
허구연 총재.

허구연 신임 KBO 총재는 야구 역사상 네가지 기록를 갖고 있다. 다 알다시피 ‘최초의 경기인 출신 총재’에 최연소 프로야구 감독 취임(청보 핀토스, 34세 7개월), 여기에다 최연소 총재(1951년생으로 직전 정지택 총재보다 한 살 아래), 최장수 방송 해설위원(34년, 1982년부터 시작했지만 프로야구 감독과 롯데 수석코치, 메이저리그 연수 기간 제외)이다. 여기에 두가지를 덧붙일 수 있다.

유투브에 출연한 최초의 총재에다 기자와 ‘직통(직접 통화)’하는 첫 기록도 세우고 있다. 허총재 이전까지 모두 14명의 총재가 있었는데, 모두 지엄하신 분들이라 KBO 사무국에서 총재의 개인 연락처(자택, 핸드폰 번호)를 알리지 않아 취재 기자들이 총재와 개별적으로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총재와 소통하는 기회는 공식 기자회견 때뿐이었다.

 

그런데, 허구연총재가 이 관행을 깨뜨렸다. 물론 자의에서가 아니다. 허총재는 방송 해설위원 시절, 기자는 물론 야구 관계자, 중고대학 동문들과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 문제는 이런 소통 스타일이 총재가 되고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

허 총재는 핸드폰을 두 개 가지고 다닌다. 예전부터 번호가 알려진 핸드폰은 기자 및 야구 관계자들의 문자, 카톡, 전화로 수시로 울려댄다. 좀 과장되게 말하면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오는 문자와 카톡, 전화에 일일이 대응 안할 수가 없다. 만약 답을 안한다면 “건방지다, 높은 자리 올라가더니 교만해졌다”는 소문이 금세 돌게 된다.

 

그렇다면 허 총재에게서 각종 소통 수단을 단절시키는 방법은? 기자 및 야구 관계자들이 자제를 하는 수밖에 없다. 특히 기자들은 현안이 있을 때 총재와 직접 통화해 답을 얻으면 그것보다 시원스런 일은 없다. 하지만, KBO 사무총장이나 심판위원장, 운영팀장, 홍보팀장으로부터 답을 얻을 수 있는 사안을 굳이 총재와 직접 통화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여기에 답을 하나 드리겠다. 8순에 접어든 원로 해설위원 김소식 씨(부산고 졸업)는 허 총재가 경남고 졸업후 실업팀 상업은행 야구부에 입단했을 때 팀의 주장이었다. 모든 게 낯선 신입 선수에게 동향 선배인 김 위원이 많은 도움을 줬을 것이다. 김위원은 상업은행 이후에도 허 총재와 교류가 많았다. 20년 넘게 같이 야구 해설도 했으니 프로야구 현안에 대해 할말이 얼마나 많겠는가. 하지만 김 위원은 일절 허 총재에게 전화를 않고 있다.

허 총재뿐아니라 김위원은 유영구, 구본능 전 총재와도 오랜 친분을 갖고 있다. 총재 취임이전에는 두사람과 수시로 전화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으나 총재가 된 이후에는 개인적인 전화를 딱 끊었다고 한다. 사사로운 통화를 하면 총재직 수행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었다.

필자도 허 총재와 40년 넘는 인연이 있지만 취임 한달이 되도록 전화를 하거나 사무실 방문을 자제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 소통을 잘 하고 있는데 굳이 연락할 이유가 없는 탓이다. 다른 기자들이나 야구 관계자들도 최대한 ‘직통’을 삼가해주길 기대해본다.

*지난주 칼럼이 나간 뒤 80대 독자가 좋은 의견을 보내왔다. 이 독자는 “1957년 부산에서 열린 화랑대기 고교야구대회 때 당시 호쾌한 장타력을 과시한 백인천 선수(MBC 청룡 초대감독겸 선수)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더 인상적인 것은 경동고 선수들이 공수 교대시 100m 달리기를 하듯 전력질주를 하는 모습이었다. 김일배 감독(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지내는 등 명감독으로 이름 날림)이 고시엔 등 일본 고교야구로부터 배운 걸 선수들에게 교육시킨 것이었다. 현재 프로야구 선수들이 꼭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3년만에 잠실 야구장을 찾은 91세의 어우홍 KBO 원로 자문역(MBC-롯데 감독 역임)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프로야구 초창기엔 모두 공수교대 때 전력으로 뛰었는데, 요즘은 왜 슬렁 슬렁 걸어가나? 내야수 정면으로 땅볼을 쳤다고 1루로 천천히 걸어가는 선수는 구단에서 패널티를 안 먹이나?”라고 반문했다. 선수들을 독려하지 않는 심판들도 문제라고 했다. 각 구단 코칭스태프및 선수, 심판들이 반드시 새겨야 할 말이다. 본지 객원기자


출처 - http://sports.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6795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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