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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캠프, 국민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라 (12.9.24 - 12화)

허프라 ㅣ 2012.09.25 14:04

우천으로 경기가 순연된 잠실경기장 전경


치열한 대통령 선거 경쟁이 이제 플레이볼됐다. 90일 가까운 대장정을 열흘 단위로 묶어 야구와 비교해보면 이번 대선은 9회 말까지 접전이 이어질지도 모른다.

각 대선 후보 캠프는 정책개발과 비전제시 등 다양한 공약을 국민들께 선보이고 평가를 받을 것이다. 각 캠프가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한 시즌 유료관중이 700만 명에 이르는 야구팬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일부 구단의 반대로 제10구단 창단이 유보된 채 내년 시즌 9구단 체제의 파행운영이 예상된다. 또 아직도 팬들이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열악한 야구장 환경에 비만 오면 경기가 중단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그리고 복합 돔구장 하나 없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전 등을 대만이나 일본 원정으로 치러야 하고, 지난달 말 세계청소년야구선수대회를 주최하고도 비 때문에 입장식도 제대로 열지 못한 부끄러운 모습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선 웬 복합 돔구장이냐며 반론을 제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인 시설부지와 재원조달은 잠실에 건축이 가능한 체육부지가 있고, 주된 재원 확보는 체육진흥투표권수익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 된다.

체육진흥투표권수익금은 체육계에 우선 지원돼야 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건설과 함께 복합 돔구장 건설도 재원을 잘 조절하면 가능할 것이다. 복합 돔구장 건설은 적어도 5~6년이 소요된다. 서울시와 정부의 보조, 그리고 구단들이 일정부분을 분담하면 재정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개패식 돔구장전경


복합 돔구장이 건립되면 야구 외 다른 종목은 물론 각종 이벤트와 전시회, 대규모 행사 등 다양한 활용으로 국민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 우리 K팝 스타들의 일본 도쿄돔 공연 등을 볼 때마다 '저 공연을 우리나라에서 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은 필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 돈을 써야지 공연료만 받고 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그동안 일부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지역구에 활용하지도 않을 공항 등을 추진해 골칫거리로 남아 있음을 감안하면 이번 대선 후보 캠프에선 서민과 중산층의 여가선용의 장인 야구장 건설을 검토해주면 좋겠다. 후보들이 주장하는 국민들 특히 서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치 속엔 야구장을 직접 찾는 700만 관중은 물론이고 그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도 포함돼 있다. 매일 TV와 인터넷 중계, DMB 등 뉴미디어로 야구를 보는 팬들의 숫자는 엄청나다.

대선 캠프에서 볼 땐 체육계 사업은 작은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고, 국민들이 즐기는 문화 콘텐트로 자리 잡은 스포츠 팬들의 요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복지 정책 중 가장 중요한 분야는 국민 건강이고, 체육활동을 통한 건강 복지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스포츠에선 페어 플레이, 규정을 지켜야 하는 준법정신 등이 강조된다. 이번 대선은 과거와 다르게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파악하면서 깨끗한 경쟁으로 역사에 남는 레이스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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