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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야구계 위기이자 기회의 한 해 (13.1.1 - 15화)

허프라 ㅣ 2013.01.02 16:23

파란 하늘 위로 올라가 희망 속에 뜨거운 태양을 맞이하고픈 새해 아침이다.

야구계의 새해는 중요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첫날을 맞는다. 10구단 선정 문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성적에 대한 기대와 우려, 지난해 700만 관중 흥행의 지속 여부, 신생팀 NC의 신선한 도전에 대한 기대, 9구단 체제의 일정 문제로 인한 파급효과가 어떻게 작용할지 등 흥미로운 사항이 꽤 많다. 이처럼 2013년 야구계는 호기심을 불러올 호재와 자칫 잘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악재가 혼재된 가운데 출발한다. 위기이자 기회의 한 해다.

그래도 지난 연말 대구야구장 기공식이란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또 신축중인 광주야구장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크다. 이제 우리 야구도 대전과 목동을 제외하면 2만석 이상 구장에서 한국시리즈가 치러질 날이 다가왔다. 그만큼 팬서비스도 훨씬 좋아질 것이다.

특히 대구시와 삼성의 투자가 결실을 본 신축구장 기공식은 필자에게 남다른 감회로 다가왔다. 많은 지자체를 다녀봤지만 광역시 청사 중 가장 노후되고 불편하며 초라한 시설을 지닌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을 뒤로 미룬 채 야구장 신축을 결정해준 것은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할 뿐이다. 물론 그 희소식은 대구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이끌어낸 결과물이라 생각한다.
 
이같은 지자체와 팬들의 사랑에 대해 야구인들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실망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야구계도 첨예한 이해관계와 갈등이 상존하지만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 발 물러서는 양보가 새해엔 많아졌으면 좋겠다.

먼훗날을 내다보는 정책 결정에 구단들이 적극 나서야 하고, 프로야구의 젖줄인 아마야구는 현 강승규 대한야구협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올바른 판단이 필요할 것이다. 사리사욕과 자신에게 유리한 인물을 옹립하면서 일신상의 영예와 완장차기에 몰두하는 분위기가 예전처럼 재연된다면 아마야구계엔 희망이 없다. 현 회장의 업적과 실적을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한 후 더 나은 인물이 있는지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10구단 창단 선정은 정치논리보다는 프로야구를 스포츠산업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지, 야구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 WBC는 몇몇 주전 선수들이 빠졌지만 우리 야구의 저력을 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보여주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NC는 신생팀으로서 리그를 실망시키지 않는 성적과 참신한 마케팅으로 야구계와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새해 아침, 팬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야구인들은 실수를 줄이려는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졌으면 좋겠다. 탐욕을 추구하는 야구인이 많을수록 불협화음의 파장은 커질 것이다. 반면 봉사정신으로 무장한 야구인이 늘어날수록 앞날은 무지개처럼 아름답게 지속될 것이다. 더 큰 함성이 그라운드에 메아리치도록 모두가 힘을 합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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