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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구단 탄생…이제부터가 시작 (13. 1. 14 - 16화)

허프라 ㅣ 2013.01.15 09:19



KT·수원의 가세로 2015년부터 10구단 체제의 프로야구가 현실화된다. 우여곡절 끝에 10구단이 탄생됐지만 야구계가 풀어야 할 과제는 더 크고 많아졌다. 지속적인 발전과 성공 여부는 정작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시장 확대에 걸맞은 스포츠산업으로의 정착과 도약 여부, 창원과 수원시가 연고지가 되는 9 , 10 구단 외의 다른 지자체들이 프로야구단에 보여주는 고압적 태도와 공공재 개념 도입 기피, 그리고 IT강국이면서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는 프로야구 통합 플랫폼 부재 등은 젊은 팬들의 폭발적인 참여를 감안하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10구단 체제에 걸맞게 한국야구위원회(KBO) 기구도 효율성 제고를 통한 마케팅으로 튼튼한 기반을 조성하지 못하면 10구단 출범은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그 외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지만 필자가 전국을 돌면서 가장 중요하게 느끼는 문제 중 하나는 시설 확충을 통한 견고한 인적(人的) 인프라 구축이다. 최근 KBO와 대한야구협회(KBA)가 초중고 야구팀 창단지원금을 지급하면서 팀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 30년간 저변 확대를 위한 정책과 과감한 투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결과 초중고와 아마야구, 동호인 야구 등은 절대적인 시설 인프라 부족으로 심한 진통과 몸살을 앓았고, 이는 자연스레 인적 인프라 부족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10구단 창단과 더불어 프로뿐이 아닌 범야구계를 효율적으로 지원, 발전시킬 정책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남녀노소 누구나 부상 위험 없이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는 티볼(T-Ball) 보급의 확대와 초·중학교에 불고 있는 일반 학생들의 연식야구 붐을 활성화시킬 대책 수립, 그리고 지난해 TV 중계까지 되면서 팀수가 28개에서 올해는 4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여자야구에 대한 지원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 또 전국 2만여 개가 넘는 동호인 야구팀들이 저렴하거나 무상으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실버 야구단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군인들도 연병장에서 연식야구나 티볼l 등을 할 수 있도록 국방부 관계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이렇듯 ‘보는 야구’에서 ‘하는 야구’로 전환시키는 중장기적 계획과 투자가 현실화돼야만 지속적인 인기와 원활한 선수수급의 기반이 구축될 것이다.
 
미래에 대한 투자는 결과가 당장 나타나는 것이 아니어서 프로구단들의 관심은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 기회마저 놓치면 프로야구 출범 후 30여 년 동안 고교야구팀 수가 도리어 줄어들었던 시행착오는 되풀이될 것이다. 아마추어 팀수의 증가가 자연스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설과 인적 인프라를 확대, 강화하는 구체적 방안이 10구단 창단과 함께 반드시 실행돼야만 한다. KT의 통큰 야구발전기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범야구계 발전의 전환점을 맞도록 해야할 것이다.

야구계가 집단이기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10구단 창단이란 달콤한 뉴스에 취해 있어서는 안된다. 프로야구와 범야구계의 우정의 러브샷이 필요하다.
 
 
<일간스포츠에 연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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