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허구연 일침, NC가 야구계에 던지는 화두 ‘프런트’ - OSEN (2014.10.17)

허프라 ㅣ 2014.10.17 12:30

[OSEN=이우찬 기자] “NC와 넥센의 성공은 다른 구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지만 강한 프런트.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NC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 원동력으로 프런트를 꼽았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핵심. “대개의 경우 프런트와 선수단은 갈등 구조인데 NC와 넥센은 그렇지 않다. 다른 구단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허 위원은 말했다.

창단 3년, 1군 진입 2년 만에 PS 무대를 밟은 NC. 신생팀 사상 역대 최단 시즌 70승 돌파. 야구의 질적 저하를 우려했던 프로야구 모 구단 고위관계자의 걱정은 사라졌을까.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 명단을 보면 작지만 강한 프런트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NC와 넥센이 있다. 그 행간에는 적지 않은 의미가 담겨있는지 모른다.


허 위원은 “팀의 컬처(culture)와 색깔이 매우 중요하다. 신생팀들이 대개 패기만 있다든지 경험 운영에서 허점을 보이는데 (NC는) 그런 걸 찾아보기 힘들다. 팀 컬처를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NC의 성공 이유를 분석했다.

▲ 선수단 측면…김경문의 야구

먼저 선수단 운영 측면을 살펴보면 팀 컬처는 ‘김경문 감독의 야구’로 모아진다. 허 위원은 “김경문 감독이 추구하는 야구를 선수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 ‘허슬플레이를 해야 된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눈에 빛이 나지 않으면 안 된다’ 등 말이 필요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위원은 “고참이나 신참이나 흐트러짐이 별로 없다. 김경문 감독이 다독거려 줘야하는 선수는 다독거려주니까. 신생팀이지만 처음에 김경문 감독이 맡았기 때문에 선수단의 컬쳐가 잘 이뤄진 것이다”라고 했다.

▲ 프런트 측면…작지만 강한, 유연한 프런트

프런트도 팀 컬처를 이루고 있는 중요한 부분. 허 위원은 NC 프런트에 대해 “신선하고 혁신적이다”라는 표현을 썼다. 그러면서 “투자도 효율적으로 잘 하는 것 같다. 해외 전지훈련도 그렇고 외국인 스카우트도 잘하고 이런 것들이다”라고 했다.

일례로 지난 시즌 4월 도중 넥센과 단행한 2-3 트레이드가 대표적. 1군 데뷔 시즌이었던 NC는 시즌 초반 많은 실책으로 고전했다. 내야수비 불안이 이유. 트레이드를 통해 지석훈이 가세하면서 내야가 안정을 찾았다. 당시 최일언 투수코치는 4월 이후 상승세를 탔던 이유에 대해 “수비가 확실히 좋아졌다”며 “지석훈이 들어오면서 달라졌다”고 말한바 있다. 빠른 트레이드가 힘이 됐다. 지석훈은 올 시즌에도 팀의 주축이다.

파격 재계약도 빼놓을 수 없다. NC는 올 시즌 1월 스프링캠프를 지휘 중인 김경문 감독과 애리조나 현지에서 전격 재계약을 맺었다. 다른 구단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 시즌 전 이뤄줬다. 잔여기간인 올 시즌 포함 2016년까지 3년 17억 원(계약금 5억 원, 연봉 4억 원)의 파격 대우였다.

당시 배석현 단장은 “김경문 감독은 선수단 장악 능력이 좋다. 선수 발굴 잘 하시고 선수 운용을 잘 하신다”며 “구단 내부에서 재계약에 대한 공통적인 견해가 모였다”고 재계약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팀의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 프런트 힘의 원천…전문성

야구도 사람이 하고 야구단 운영도 사람이 한다. 야구를 아는 사람들이 NC 프런트를 이루고 있다고 허 위원은 평가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도 마찬가지.

허 위원은 “NC와 넥센이 잘하는 이유가 야구 전문가 집단이 많이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이태일 사장이 야구계에서 오랫동안 있었고 밑에 야구 좋아하는 유학파도 있고 구단주도 야구를 알고 있다. 프런트의 힘이 유연하면서도 신속하고 의사결정이 빠르다”고 말했다. NC 이태일 사장은 수십 년 동안 야구계에서 일해왔다.

그러면서 허 위원은 “신생팀이지만 야구계에서 잔뼈가 굵고 많이 아는 사람, 야구에 대한 애정이 있는 이런 사람들이 전문성을 갖췄다. 선수단과의 호흡도 좋다. 이런 부분들을 잘 생각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다른 구단의 현실적 한계도 지적했다. 허 위원은 “사장, 단장이 2-3년 하면 바뀐다. 전문성이 결여되는 것이다. 최근에 그런 구단일수록 계속 헤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기업을 모그룹으로 하는 일부 구단의 특성상 사장, 단장은 야구인이 아닌 모그룹의 사람으로 채워지기 일쑤. 게다가 자주 바뀐다면 야구에 대한 전문성을 추구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 다른 구단 벤치마킹의 필요성

출범 30년이 넘은 프로야구. “야구계는 NC의 성공을 예사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허 위원은 말했다. 작지만 강한 프런트, 야구를 이해하는 프런트와 현장의 감독, 선수가 하나가 될 때 야구다운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

허 위원은 “일부 팀들이 구단주 위주의 야구를 하면서 구단주 눈치를 보는 거다. 소통이 안 되는 것이다. 구단주는 그룹의 오너고 워낙 바쁘다. 야구는 차지하는 비중이 그룹에서 워낙 적다 보니까 그렇다. 소통도 부족하다. 실제로 성적이 안 나오면 프런트가 (위쪽에) 말을 못하는 것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4개의 팀이 (4강에) 올라가는데 그 중에 NC와 넥센이 있다. 왜 작은 소규모 구단이냐를 보면 된다. 기존 구단이 생각을 잘 해봐야한다. 프런트가 강한 것이다. 사이즈도 작으면서 강한거다. 의사결정도 빠르다. 야구에 대한 이해나 몰입도나 애정이 사장, 단장 프런트까지 잘 느끼는 게 있다"라고 허 위원은 말했다.

rainshine@osen.co.kr

<사진 맨 아래>허구연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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