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티볼에 꿈을 싣고’ 꿈나무들의 특별한 일본 원정기 - OSEN(2014.11.10)

허프라 ㅣ 2014.11.11 16:24

[OSEN=김태우 기자] ‘티볼’에 꿈이 있었다. 승부에 집착하는 것이 아닌, 체육으로 몸과 마음을 살찌운 기간이었다. 롯데리아가 후원, ‘제20회 홋카이도지사배 아시아티볼대회’에 참가한 30여 명의 아이들이 잊을 수 없는 일정을 마치며 다음을 기약했다. ‘엘리트 체육’에 길들여져 있는 한국 스포츠의 고질적 병폐는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티볼이 가진 매력을 마음껏 누리며 건전한 생활체육으로서의 발전 가능성까지 확인한 대회였다.

한국티볼연맹이 주최하고 롯데리아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3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준비됐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위원장과 손을 잡은 티볼연맹과 롯데리아는 지난 8월 익산에서 국내 대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전국에서 모인 36팀과 초청 2팀(전남 완도 약산초, 경기 양평 나누다 클럽) 등 총 38개 팀이 참가, 티볼의 뜨거운 열기를 확인했다.

당시 우승을 차지한 수원 동신초등학교 선수들은 비롯, 연합팀(서울 삼각산초, 완도 약산초, 양평 나누다 클럽)까지 총 2개 팀이 이번 일본대회에 참여했다. 우승팀인 동신초등학교 학생들이 이번 대회에 참여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연합팀 구성도 큰 의미가 있었다. 티볼에 소외된 계층을 적극 배려하려는 주최 측과 후원사 롯데리아의 의지가 물씬 풍겨져 나왔다.

단순히 대회에만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후원사인 롯데리아는 이번 일정에서 아이들의 견문을 넓혀주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티볼 대회 자체에 매몰되지 않으려는 노력이었다. 실제 아이들은 2일 열렸던 대회 출전은 물론, 삿포로 근교의 다양한 곳을 방문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허구연 위원장이 직접 그 일정에 동행하며 아이들에게 다양한 설명을 아끼지 않았다. 모든 것이 궁금할 나이들인 학생들은 귀를 기울이며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혔다.
 

삿포로에 위치한 홋카이도 총영사관을 방문은 그 중에서도 가장 호응이 좋았던 프로그램이었다. 티볼과는 전혀 무관한 일정이었지만 일본에 대한 현장감 있는 이야기, 그리고 영사관 업무 등을 소개받은 아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허 위원장은 “티볼을 한다고 해서 나중에 꼭 야구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이 중에서 외교관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웃으며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에 의미를 뒀다. 총영사관 측도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계자들의 호평을 샀다.

삿포로돔 투어 일정도 호기심 많은 아이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개장한 삿포로돔은 축구와 야구 경기를 동시에 진행하는 전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경기장이다. 야구를 하다 축구장으로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경기장의 재배치가 필요한데 이와 관련된 영상을 지켜본 아이들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을 직접 보며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 한 차례 용도변경에만 3000만 원이 든다는 설명에 아이들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백미는 역시 2일 삿포로돔에서 열렸던 아시아 티볼대회였다. 동신초등학교가 일본 유수의 팀들을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기본기가 탄탄한 일본선수들이었지만 동신초등학교 선수들은 한 수 위의 기량을 자랑하며 전승으로 우승까지 내달렸다. 일본 관계자들조차 “기량이 너무 압도적이다. 선수들의 조직력도 대단하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을 정도였다. 연합팀 또한 1승1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동신초등학교에 비하면 훈련 기간도 짧고 손발도 맞지 않았지만 갈수록 몸이 풀리는 모습을 과시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대회가 끝난 이후에는 일본, 중국 학생들과 교류회를 가지며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 서로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비슷한 또래들끼리 통하는 것이 있었다. 농담에 웃기도 하면서, 때로는 서로의 말을 들어주면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 몇몇 학생들은 사진촬영을 함께 하기도 하며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티볼대회 이외의 일정에서도 얻은 것이 많은 기간이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아이들과 일정을 함께 한 허구연 위원은 “티볼은 야구를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매개체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안전하고 또 재밌게 뛰어놀 수 있는 종목이다. 설사 나중에 야구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야구팬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라면서 티볼의 적극적인 보급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에 티볼을 첫 도입한 인물인 박철호 티볼연맹 전무이사 또한 “이제는 학교체육에서 생활체육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다”며 밝은 앞날을 점쳤다.

이번 대회를 후원한 롯데리아도 “어린이들의 건강 증진과 더불어 독립성과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한 취지의 프로그램을 계획했다”라면서 “앞으로도 유소년 야구교실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통해 국내 유소년 야구 발전 및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끊임없는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이 3개월간의 여정은 MBC ESPN의 특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11월 중순경 다시 한 번 소개될 예정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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