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허구연 "좋은 해설자?..감독 출신이 제격, 야구기계론 한계"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2015.01.02)

허프라 ㅣ 2015.01.0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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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MBC 해설위원. /사진=홍봉진 기자




메이저리그는 미국에서 '전 국민의 여가활동(National Past-time)'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 프로야구는 생활에 가까워지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수많은 사람들이 TV를 통해 야구경기를 시청하고 있으며, 덩달아 해설자의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 야구 해설계의 거목인 허구연 해설위원(64)은 해설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어떤 해설자가 좋은 해설자일까? 허구연 위원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봤다. 더불어 허구연 위원은 스포츠계가 나가야 할 방향도 같이 언급했다.

허구연 위원은 "최근 방송사들이 좋은 중계를 위해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해설위원 영입도 마찬가지다. 나는 방송국 담당자에게 해설위원 영입할 때, 될 수 있으면 감독 출신으로 영입하라고 조언한다. 코치 출신-스타 출신 해설가는 그 다음이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선수 출신은 선수생활밖에 모른다. 코치 출신은 선수 출신과 다르며, 감독 출신은 또 선수나 코치 출신과 다르다. 회사로 치면 선수는 사원, 코치는 부장이나 이사, 감독은 CEO다. 사원일 때 옳다고 했던 일들도 나중에 되면 달라질 수 있지 않나. 속사정을 모르고 말하면 실수하게 된다. 선수들도 나중에 코치가 되고 감독이 되면 달라진다. 해설도 마찬가지다. 지도자를 하다가 오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허구연 위원은 프로선수 생활은 하지 않았지만, 학창 시절부터 국가대표를 지냈고, 한일은행에서 실업선수 생활을 했다. 이어 MBC 해설위원을 거쳐 다시 청보 핀토스 감독-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팀 코치 등을 거치고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본인 스스로 많은 것을 경험하고 해설자로 돌아온 셈이다.

허구연 위원은 "누차 말한 부분이지만, 방송을 우습게 생각하면 안 된다.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일주일만 하면 밑천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한 달이 지나면 모든 것이 나온다. 단발성 이벤트는 상관없겠지만, 시즌을 치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해설자의 어려움을 평가했다. 단순히 자리에 앉아 야구 보면서 말만 하면 되는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환경에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허구연 위원은 "폐부를 찌르는 이야기지만, 미국이나 일본은 해설하라고 하면 거의 다 잘 한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정상적으로 학교생활을 거친 선수들이 프로에 올라오는 구조다. 우리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만 죽어라고 한 케이스다. 환경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기 어렵다. 그만큼 좋은 해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라고 짚었다.

한국도 최근 그 동안 '야구기계'만을 양산해왔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졌고, 주말리그를 운영하면서 학교생활과 야구를 병행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아직 일본이나 미국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야구'만' 하던 시절과는 분명 달라졌지만,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안착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허구연 위원은 학교에서부터 기본 소양과 교양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지적한 셈이다. 그래야 좋은 해설자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전체로 봤을 때도, 스포츠만 해서는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다. 당장 프로야구 10개 구단에 지명되는 고교-대학 선수는 10%대다. 80% 이상이 일시에 백수가 되는 셈이다. 이들을 수용할 곳은 사실상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허구연 위원은 "좋은 해설자를 찾기 어렵다는 것에는 이런 현실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조직위원장이 베켄바워였다. 과연 우리가 되겠나? 아마도 힘들 것이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라는 사실을 넘어 다른 것도 갖추고 있다는 것. 그런 것들이 부럽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마이크 무시나 같은 선수가 부럽다. 스탠포드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사람이면서 메이저리그 20승 투수다. 아직 우리에게는 요원하다. 하지만 우리도 이렇게 가야 한다. 그래야 해설자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로 나갈 수 있다"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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