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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이 말하는 대전야구… "한화이글스 가을야구 예상" - 충청투데이 (2018.05.28)

허프라 ㅣ 2018.06.14 11:10

허구연이 말하는 대전야구… "한화이글스 가을야구 예상"

“학교 짓지 않고 수업 안돼…‘인프라’는 야구 관련 모든시설 의미”


허구연 MBC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년 홈경기 70여회 지역축제 개념, 미국·일본 야구장 신설효과 본보기
대전 교통망 좋아 원정팬 다량 유입…
가족·연인·친구 함께하는 공간 기능
동호인 야구 늘고 청소년들에 도움, 한화 가을야구 예상…신진급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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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연 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오른쪽)이 대전의 새 야구장 건립 필요성에 대해서 역설하고 있다. 사진=이심건 기자
“대전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홈경기는 수많은 관람객이 찾는 지역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전은 교통 편리성이 높아 주말에 경기가 열리면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등에서 적지 않은 원정 팬까지 찾아옵니다. 매년 홈경기가 70여 회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역축제가 70여 회 열린다고 봐야죠. 그만큼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67)은 “사실 야구장은 단순히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와 문화, 예술 등이 함께하는 복합적인 공간”이라며 “새로운 구장을 조성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적인 측면만 고려하지 말고 구장 신축에 따라 상권 활성화 등 지역 경제에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창출하는지 등 종합적인 차원에서 검토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 위원은 1982년 MBC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은 이후 37년간 한결같이 야구 현장을 지키고 있다. 명쾌하고 논리 정연한 해설로 야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허 위원은 한국 야구 인프라 확충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야구인으로도 유명하다.

‘야구 발전의 기본이 바로 인프라 확충’이라는 확고한 신념 아래 야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라면 열일 제쳐놓고 앞장서고 있기에 ‘허프라(허구연+인프라)’라는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후보들이 대전 야구장 신축 공약을 앞다퉈 발표해 지역 야구인과 한화 이글스 팬들의 오랜 소망이 실현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허 위원은 “대전에 새 야구장을 짓지 않는다면 한화는 연고지 이전도 검토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발언으로 야구장 신축 여론을 전방위로 확산시킨 공로자로 꼽힌다.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허 위원을 만나 대전 야구장 신설에 대한 고언을 들어봤다.

-야구장 신설을 통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강조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지자체는 야구장 신설로 인한 지역 경제 파급효과를 잘 모른다. 미국이나 일본이 왜 그렇게 각 지역에 야구 유치와 야구장 신설에 예산을 투입하는지 연구해보면 답이 나온다. 미국의 애리조나를 예로 들면 애리조나는 사막지대다. 사막에서 지역경제를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의 스프링캠프 연습 유치를 대대적으로 진행했다. 애리조나에서 메이저리그 구단의 캠프장을 유치하자 주변에 호텔이 들어서고 쇼핑몰이 들어서면서 상권이 살아나 지금은 각광받는 지역으로 급성장했다. 해설위원으로 전국을 다 돌아다니면서 중계방송을 한다. 대전에서 일요일 중계방송을 마치고 보면 서울과 대구, 광주, 부산에서까지 원정응원을 오는 팬들이 많다. 대전은 우리나라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나머지 9개 구단 팬들이 원정 게임 중 가장 오기 좋은 곳은 대전이다.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외지의 원정 팬들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생각해보자.

야구장을 신설한다고 하면 막대한 투자비용부터 먼저 생각한다. 대략 1000여억원의 야구장 건설비용은 국비, 지자체, 구단이 분담을 한다. 한 해에 그 돈을 다 투입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4~5년 나눠서 분담을 하면 대전시는 1년에 100억원 정도 예산이 들어간다. 신축야구장 건립 후의 경제적 효과는 크다. 예를 들어 야구장 인근에 지하철역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평균 관중을 1만명으로 보면 1년에 70여 회 홈경기가 열리는데 관중들이 지하철을 왕복으로 이용한다고 하면 그 수입은 얼마나 되겠나. 과거 대전에서 큰 행사로 열렸던 대전엑스포처럼 한 번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타 도시 팬들과 한화 팬들이 대전 구장에 와서 주변 상권에서 소비하는 규모도 무시하지 못한다. 전문 용역을 통해서 대전시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경제적 파급 효과 등을 명확하게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전시장 후보들도 야구장 신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 후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장 후보들의 단순 공약으로만 끝나서는 안된다. 시장 후보들이 당선되면 공약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의 경우 낙후된 시청사 건설보다 야구장 신축을 우선시해 현대화된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가 건설됐다. 낙후된 시청사를 사용하는 불편함보다 지역민들의 민원 해결과 대구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야구장을 먼저 지었다.

요즘의 야구장은 승부만 겨루는 곳이 아니다. 시민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복합 공간이 돼야 한다. 선수, 해설자 시절을 통해 미국과 일본의 야구현장을 각각 100번 넘게 다녀왔다.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구장을 비롯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블A, 싱글A 등 많은 야구장을 직접 다녀봤다. 정말로 많은 종류, 유형을 봤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야구장을 어떻게 지어야 되는지 알게 됐다. 만약 대전 야구장 신설 계획이 확정된다면 기꺼이 자문 역할로 봉사할 의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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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의 근본적 문제 중 하나는 구단의 적자 운영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이 문제는 야구장 신축 등 인프라 확대를 계속해서 강조하는 이유다. 프로야구가 시작된 1982년부터 현재까지 구단들은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며 여기까지 왔다. 현재 삼성과 LG, 한화 등 대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운영하지 않는다고 홍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프로야구는 이미 그룹 홍보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 지금처럼 적자가 계속 되면 기업들의 축소 운영 및 프로 야구단 운영에 서비스의 질적 저하가 예상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적자를 줄이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그런 매개체 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바로 좋은 야구장이다. 좋은 야구장을 건설해 창원이나 수원처럼 구단에게 구장의 운영권, 광고권을 부여해 자립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미국과 일본, 수원, 창원시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물론 이는 비단 야구에만 국한 되는 문제가 아니다. 축구와 농구, 배구 등 모든 프로스포츠에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

-허 위원에게 ‘야구 인프라 확충’은 최우선의 화두다. 그래서 ‘허프라’이기도 하다. 야구 인프라 확충에 목을 매는 이유는.

“프로 스포츠 산업에서 가장 첫 번째는 인프라 구축이다. 그래야 양질의 팬 서비스와 구단의 수지개선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학교를 지어야 한다. 학교를 짓지 않고 어떻게 학생을 모으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나. 인프라가 구축이 안되면 프로 스포츠는 계속 성장할 수 없고 더 많은 팬을 유치할 수 없다. 그래서 인프라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인프라는 야구장뿐만 아니라 야구 분야의 모든 시설에 대한 것이다. 아마추어 동호인 야구도 많이 늘었지만 앞으로 더 늘어나야 된다. 요즘 학생들이 전자 게임을 너무 많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청소년들이야말로 스포츠와 문화, 예술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 학교와 학원만 다니면서 입시에 모든 걸 걸고 있는 교육환경에서는 사건 사고가 늘 수밖에 없다. 야구장은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함께 어울리며 공감하는 공간 중의 하나이다.”

-올해 한화 이글스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번 시즌 한화 성적 전망은.

“현재 상황을 볼 때 올해 한화는 큰 이변이 없는 한 가을야구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부상선수 발생 여부, 타팀 부상 선수 복귀, 외국인 교체 등 변수가 워낙 많다. 올 시즌 가장 큰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화의 좋은 성적은 가장 뜨거운 화두이다. 시즌을 시작하기 전에 메이저리그 캠프장에 40여 일간 체류한 관계로 국내 해외 전지 훈련장을 돌아보지 못했다. 귀국 후 한화의 전지훈련장 오키나와에 다녀온 후배 해설자들부터도 한화가 약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특히 제라드 호잉에 대해 혹평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미국에 갔을 때 호잉이 몸을 담았던 텍사스 레인저스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면 ‘호잉 잘 도와줘라’, ‘괜찮은 선수다’, ‘잘하는 선수’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잘하는 선수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해서 나도 그에게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한화가 큰일 났구나 했지만 현재 호잉과 함께 외국인 투수 2명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구단 운영은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 구단은 선수들의 능력을 보고 우승에 도전할 것인가, 중위권을 유지할 것이냐 아니면 리빌딩을 할 것인지 판단을 잘 해야 한다. 한화 구단의 한용덕 감독 선임은 좋은 선택이었다. 한 감독이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단을 운영해 가는 것과 구단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은 좋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최근 한화 경기를 보면 서균, 지성준, 정은원 등 신선한 신인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정리=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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