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총재 허구연의 제안 "잠실종합운동장, 대체구장으로 씁시다"[KBO총재 인터뷰①] - 스포츠서울 (2022.4.20)

허프라 ㅣ 2022.04.29 16:21

허구연 총재
허구연 KBO 총재가 1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잠실종합운동장을 잠실야구장 대체 구장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71) 총재는 별칭이 ‘허프라’다. 야구 저변 확대와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이 필수요건이라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해설위원(MBC) 시절부터 야구발전위원장으로 활동할 때도 각 지방자치단체장을 만나 야구장 건립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걸었다. 그는 KBO 총재 취임 일성으로 “야구장 건립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며 “한화가 대전을 떠날 수도 있다”고 폭탄 발언을 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대전시장까지 직접 나서 “야구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설 정도였다.

총재 취임 후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만난 허 총재는 “정치인들이 스포츠계를 ‘표밭’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체육을 활성화할 정책을 제대로 수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체육 정책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이면서 경제적 요소까지 고려해 세밀하게 디자인해야 한다. 서울시의회가 잠실구장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만 보더라도 정치권이 스포츠를 산업화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토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으로 방치되고 있는 월드컵 경기장이 얼마나 많은가. 이런 구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줄 계획을 경제적 요소를 고려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도사진] 올림픽 스포츠 콤플렉스 조감도
서울시가 구상 중인 잠실 스포프 마이스 복합공간 조감도. 사진제공 | 국민체육진흥공단
서울시는 이르면 상반기 중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민간투자 사업 계획을 구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잠실 마이스는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약 35만㎡ 부지에 전시·컨벤션과 3만 3000석 규모의 구장, 1만1000석짜리 스포츠콤플렉스 등 스포츠·문화시설과 업무·숙박·상업 시설을 복합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6년 마스터플랜을 발표했고, 최근 잠실구장을 돔구장으로 건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허 총재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공개로 만나 잠실구장 신축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초 구상과 달리 잠실야구장 부지에 새 구장을 건립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관건은 돔이냐 개방형이냐인데,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두산의 요구사항을 관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과 허 총재는 오는 24일 잠실구장을 방문해 양팀 대표이사를 만나 의견을 들은 뒤 브리핑을 할 예정이다.
허구연 총재
허구연 KBO 총재가 1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돔구장 건립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허 총재는 “두 구단이 기존대로 새 잠실구장을 사용하면 정규시즌에만 144경기를 치른다. BTS 등 한류스타들의 공연도 할 수 있어 1년 내내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이 찾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한국 아이돌 그룹이 ‘일본 6대 돔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다’는 기사를 보면, 한국은 왜 못하나 싶어 화가난다. 정치인들이 체육시설을 스포츠에 한정해 바라보기 때문에 생기는 폐단”이라고 강조했다.

돔구장 건립은 크게 두 가지 난제가 있다. 막대한 건립 예산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와 신축에 걸리는 시간 동안 두 팀이 경기를 치를 대체 구장을 찾는 일이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이나 목동구장 등이 대안으로 떠오를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다. 허 총재는 “인수위에 체육 정책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경제적 요소까지 고려해 수립해달라고 부탁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운을 떼며 “잠실종합운동장을 활용하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또 한 번 폭탄 발언을 했다.
허구연 총재
허구연 KBO 총재가 18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허 총재는 “일본은 이미 다목적 구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미국도 축구와 야구를 같은 공간에서 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야구, 축구, 육상만을 위한 전용 경기장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금 낭비 논란이 이는 월드컵 경기장을 다목적 구장으로 탈바꿈하자는 의견과 맥을 같이한다.

허 총재는 “종목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통합을 위한 다용도, 다목적 구장 건립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일각에서 신세계그룹이 추진 중인 청라 스타필드 내에 돔구장 건립 계획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 또한 경제적 관점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짓겠다는데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할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zzang@sportsseoul.com
-②편에 계속-


출처 -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1116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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