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이 전하는 야구의 모든것

야구해설가를 꿈꾸며 허구연 MBC야구해설위원을 만나다! (12. 9. 21)

허프라 ㅣ 2012.09.21 10:21

8월 22일, 우리나라 대표적인 야구 해설가인 허구연 위원님과의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부산 대신초등학교를 다닐 당시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야구를 시작하게 된 허구연 위원님은 경남중학교, 경남고등학교, 고려대학교를 다닐 만큼 공부도 잘하고 야구도 잘 한 해설가이다. 대학야구 때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1976년 일본 올스타팀과의 경기 때 다리를 다쳐 짧은 선수생활을 마쳐야 했다. 그렇게 은퇴한 후에는 롯데자이언츠 수석코치와 토론토 코치 생활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MBC 야구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우리나라 야구 발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허구연 해설위원님은 ‘허구연 야구 발전 장학회’에 이어 올봄에는 고양시에 ‘허구연 무지개 리틀 야구단’을 만들었다. 특히 ‘허구연 무지개 리틀 야구단’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야구단이다. 스포츠를 통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우리와 함께 어울리게 하고, 또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허구연 위원님의 마음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야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또 야구를 좋아하는 어린이에게 야구 분야의 길을 열어 주려고 애쓰는 허구연 해설위원님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Q. 위원님께서 처음 야구를 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초등학교 5학년 때 부산시내 초등 야구대회에 참가했다. 운동부는 아니었는데 우연히 참가했다가 크게 눈에 띄는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당시 반에서 성적도 우수했고 운동할 생각도 아니어서 야구를 할 생각은 없었는데, 계속된 주위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다가 부모님께서 초등학교 때만 해보라고 하셔서 야구를 하게 됐다. 그러다 당시 부산의 명문 경남중 시험에 합격해서 들어갔는데, 부산에서 야구를 잘하는 학생이 들어왔다고 계속 야구를 하라고 권유했다. 결국 야구를 시작했고 이후 경남고, 고려대, 한일은행을 가서도 계속 야구를 했다.

Q. 지금까지 야구와 함께하면서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야구에는 인생이 있다.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희생정신이다. 희생정신 없이는 결코 우승할 수가 없다.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야구는 팀워크와 협력, 똑똑한 두뇌가 필요하다. 힘만 가지고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다. 야구는 머리싸움이 중요하다. 순간 순간의 상황을 판단하려면 머리가 좋아야 한다. 무엇보다 야구에는 9회말 경기의 매력이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못한다고, 안 된다고 미리 포기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자기가 가장 잘 한다고, 잘 나간다고 교만해서도 안 된다. 인생 후반전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러한 인생이 야구에 담겨 있다.

Q. 야구선수 때는 뛰어난 홈런 타자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야구를 그만두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일본 올스타전에서 크게 부상을 당했다. 4차례나 수술을 받을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아쉽지만 하는 수 없이 빨리 은퇴하게 됐다.

Q. 공부도 매우 잘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구와 공부를 모두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어린 친구들은 공부가 어렵다고 하지만 야구보다 공부가 훨씬 쉽다. 물론 1, 2등은 머리도 좋아야 하지만, 10등 하는 친구가 5등 하려면 5등 하는 친구보다 두 배 더 공부하면 된다. 공부는 내가 노력한 만큼 실력이 나타난다. 그런데 야구는 실력이 없거나 몸이 약하거나 유연성이 부족하거나 운이 안 따르거나 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가 없다. 그만큼 야구는 잘하기 위한 조건이 너무 많다. 그리고 팀워크도 좋아야 한다. 나도 운동, 공부를 다 같이 했지만 운동을 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져서 공부가 훨씬 잘 되고 집중력도 좋아진다.

Q. 베이징을 끝으로 올림픽에서 야구가 없어졌는데 다시 야구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려면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까요?
A. 이것은 조금 복잡하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파워게임의 문제여서 어린 친구들은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울 것이다. IOC에서는 메이저리그 선수 없이는 올림픽 야구가 크게 성장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올림픽에 참가시키기를 원하는데, 올림픽 기간과 메이저리그 시즌이 겹쳐서 미국에서는 선수를 보내줄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메이저리그는 큰 시장이다. 그런데 국제야구연맹에서 야구를 다시 올림픽 종목으로 추진하고 있으니까 조만간 야구가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이번 시즌 가을 야구를 함께할 4팀은 어느 팀이라 생각하십니까?
A. 우선 삼성이 있고, 다른 팀으로는 롯데, 두산, SK 중에서 유력하다고 본다. 넥센과 기아도 가능한데 기아는 부상선수가 많다. 넥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Q. NC소프트가 내년 시즌에 들어오면 한국 야구가 어떻게 변화되고, 성적은 어떻게 예상하시는지요?
A. 4할 승률만 하면 성공이다. NC소프트 구단에서 많이 노력하고 있으니까 프로야구에도 많은 발전이 기대된다. 다만 NC소프트가 들어오면 9개 구단이 되는데, 그럼 1개 구단이 쉬는 일이 생기니까 빨리 10개 구단을 만들어야 한다. 2013년은 NC소프트가 주목받는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위원님께서 가장 좋아하는 우리나라 프로구단과 야구선수는 누구입니까?
A. 특별히 좋아하는 프로구단이 있다기보다는 자기 이익만 챙기는 구단은 좀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수는 인간성, 매너, 프로 근성을 보면 괜찮은 선수인지가 보인다. 잘하는 선수들은 모두가 칭찬해 주니까, 난 젊은 선수들을 자꾸 칭찬해 주고 싶다. 이들을 스타로 키워야 프로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다. 삼성의 김상수, 엘지 오지환, 두산 정수빈, 기아 김선빈, 기아 안치홍 등을 칭찬해 주고 싶다.

Q. 올봄에 고양시에서 허구연 무지개 리틀 야구단을 창단하셨는데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야구를 하지 않는 나라인 캄보디아에 야구장을 사비로 지어주고, 베트남에도 하나은행과 함께 야구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스포츠를 통해 아이들에게 뭔가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우리나라에 와 있는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보면서 이들을 잘 돌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고양시에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야구팀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공동생활에 잘 적응을 못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야구를 시작한 이후로는 규칙도 잘 지키고 말도 잘하고 표정도 훨씬 좋아졌다. 이 아이들도 같은 대한민국 사람으로 어울려야 하고, 우리 사회에서 소외계층이 되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돌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은 스포츠를 통해 함께 어울리는 것이 가장 빠르다. 그런 의미에서 참 보람을 느낀다.

Q. 야구 해설가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A. 야구장 인프라 건립, 시설 등에 관심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의견을 내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을 볼 때 보람 있다. 또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할 때와 같이 국민에게 기쁨을 주는 경기를 해설하는 보람이 크다.

Q. 저는 야구 해설가를 꿈꾸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어린이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야구 방송에는 해설가, 캐스터, 애널리스트가 필요하다. 해설가는 주로 야구선수 출신이 한다. 현장 경험을 살려 설명을 잘 해줘야 한다. 현장에서 해설하면서 책을 일일이 찾아볼 여지가 없다. 선수, 코치, 감독을 거쳐야 풍부한 설명을 해줄 수 있다. 캐스터는 아나운서 출신으로 야구 중계를 한다. 애널리스트는 경기 기록을 분석하는 일이다. 이 세 영역이 현장에서 잘 어우러져야 좋은 야구 방송이 된다.

허구연 위원님께서는 친절하신 분이셨다. 인터뷰에 성심성의껏 응해주셔서 감사했다. 허구연 무지개 리틀 야구단을 창단하시고, 캄보디아 야구장 건설 등 야구를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리려고 노력하고 계서서 대단하고 존경스러웠다.
 
 
최가흠 기자 (성저초등학교 / 5학년)
 
푸른누리 청와대 어린이 기자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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